기후위기는 생존의 문제, 식물의 생존 전략

· 온도 변화에 대응하여 이동하는 식물
· 기후과학자 "선제적 과제는 탄소 배출 감소"

최연이 승인 2023.08.23 13:59 의견 0
Image by Gerd Altmann,Pixabay


지구 역사상 많은 기후 변화가 있었던 것은 저명한 사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지구 온난화는 지구 가열화라고 불릴 만큼 자연적인 순리대로 이루어진 순환이라고 보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수십만 년에 걸쳐 일어날 온도 상승이 고작 수십 년 동안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 시대에 사는 식물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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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들도 생존하기 위해 이동한다고?

지구 온도가 올라가면 세계 식물 종의 식생 배열 위치가 바뀌게 된다. 화석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식물 종의 경우 온도 변화에 대응하여 이동하는 것을 발견했고, 이러한 이동은 그들의 생존을 좌지우지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즉, 지역에서 흔하지 않던 일부 식물 종이 흔하게 자라나기도 하며, 이에 반해 다른 종은 더 희귀해지기도 한다.

기후 과학자들은 점점 따뜻해지는 기후 탓에 북미 지역의 광대한 내륙 침엽수 숲은 활엽수 식생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상록수와 달리 매년 잎을 잃는 낙엽 활엽수의 증가는 더 빠른 미생물 분해와 증산 작용의 증가(잎을 통한 수분 손실)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지구온난화를 더 증폭시킬 수 있다.

미국의 메인대학의 고생물학자인 재클린 길은 메이플 시럽으로 유명한 설탕 단풍나무의 기후변화 대응을 이야기한다. 현재 북미 동부에서 널리 퍼진 수종인 설탕 단풍나무(Acer saccharum)에서 메이플 시럽을 주로 추출하고 있으나, 기후에 민감한 단풍나무 식생지가 앞으로 수십 년 안에 북쪽 지방으로 멀리 이동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메인에 살면서 메이플 시럽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설탕 단풍나무의 움직임이 내가 아끼는 음식, 이웃의 생계, 관광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불+폭염= 바오밥 나무의 갑작스러운 죽음

산불로 인한 화재, 곤충 혹은 해충 발생, 가뭄 및 기타 교란 종 등에 의해서도 식물들은 2차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알래스카는 지난 2019년 기록적인 고온과 규모가 큰 산불로 인해 큰 피해를 보았다.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화재가 빈번히 일어나면서 알래스카의 상징적인 상록 침엽수가 계절에 따라 잎을 흘리는 활엽수 낙엽수가 자연적으로 분포하게될 거라고 식물학자들은 예상했다.

식생 변화 예측 모델인 에코시스에 의하면, 지금 주로 식생하고 있는 검은 가문비나무는 2100년까지 25%까지 감소하고, 이를 대신해 활엽수 낙엽수인 아스펜이 거의 두 배로 증가하여 우세해질 거라고 예상했다. 또한, 이끼와 같은 식생들은 66%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2년 발생한 캘리포니아 산불로 인해 시에라 네바다에서 식생하고 있던 자이언트 세쿼이아의 10% 이상이 사라지고 다른 활엽수 식생이 이를 대체해 분포하게 된 것도 비슷한 경우이다. 애리조나 대학 생태학자 데이비드 브레시어스는 오랜 기간 지속되는 폭염을 나무를 죽이는 '조용한 킬러'라고 지적했다.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나타날 때 나무 등 식물들에는 특히 치명적이라고 경고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수천 년 자리를 지켜온 아프리카의 바오밥나무와 레바논의 삼나무 등 세계에서 오래된 나무들 또한 버티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고사하고 있다.

학술지인 네이처 플랜트의 기사에 따르면 최근 12년 동안 아프리카 남부에서 가장 오래된 바오밥나무 13그루 중 9그루, 가장 큰 바오밥나무 6그루 중 5그루가 부분적으로 죽거나 완전히 고사했다.

아직 고사한 정확한 이유는 밝혀진 바는 없지만 기온 상승과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죽음으로 추측된다. 나무는 아프리카 지역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이러한 변화를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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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심기가 아닌 탄소배출 감소가 우선시 되어야

기후 과학자인 Breshears와 Jonathan Overpeck는 ‘나무 심기 캠페인’이 기후변화를 해결할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강조한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해야 할 일은 탄소 배출 감소라고 덧붙였다.기후 변화가 식생 변화 뿐 아니라 세계 식량 공급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알아보고 이에 따른 선구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한다.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앞으로 펼쳐질 결과는 더욱 심각할것이다. 동물 뿐 아니라 식물들도 생존을 위해 그들만의 생존 전략을 강구하고 있는 현실. 기후위기에 대응하여 선제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마지막 찬스는 지금이다. 우리 세대는 우리의 행동에 따른 결과를 보게될 마지막 세대이기도 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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