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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호, 식물인가 동물인가?
산호는 동물이지만 18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식물 또는 광물로 분류되었고, 실제로 산호를 식물로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 산호의 여러 별명 중 '바다의 꽃'이라는 별명도 있었고,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여 더더욱 식물로 보기 쉽지 않았을까.
그런데 의외로 산호는 자포동물문 산호충강에 속하는 군체동물이며, 똑같이 생긴 산호충들이 군집을 이룬 형태로 살아간다. 또한 입, 위와 장, 촉수를 갖고 있으며 자웅이체로, 알을 낳아 번식한다.
산호충은 입 부분에 있는 수없이 많은 촉수를 이용하여 동물성 플랑크톤을 잡아먹는다. 이들 촉수는 폴립이라고 하며, 폴립은 그리스어로 ‘많은 다리’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전 세계에 분포하는 2,500여 종의 산호들은 폴립의 성질에 따라 다양한 모양과 색을 지니고 있다.
모두 바다에 살며, 폴립형 뿐이고 대부분 고착생활을 하여 산호초를 형성한다. 세계적으로는 약 6,000종, 우리나라에서는 약 130종이 알려져 있다.
■ '해양 생물의 보물창고'라 불리는 산호
산호초는 해양 생물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해양 생물종의 25%가 산호초에서 발견될 정도라고 한다. 희귀 바다생물 중 많은 수가 특정한 산호에만 살고 있으니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Photo by _알리챠_
산호는 다채로운 빛깔이 아주 매력적이다. 그렇기에 장식품 소재로 곧잘 이용되는데, 유럽에서는 기원전부터 특정 산호들을 활용해 무기의 장식용으로 사용되었으며 목걸이, 커프스 버튼, 넥타이 핀 등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시대부터 비녀나 관자, 단추, 노리개 등으로 많이 애용되었다.
■ 산호초의 빛깔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사실 산호는 대부분 투명한 빛을 품고 있다. 우리가 ‘산호’ 하면 떠올리는 유려한 색깔은 산호의 몸속에 깃들어 함께 살아가는 공생 조류의 색과 색소가 들어있는 단백질이 만나서 생긴 결과이다.
산호가 공생 조류들에게 머무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주는 대신, 공생 조류들은 광합성을 통해 만든 영양분을 산호에 제공한다.
■ 산호의 백화 현상
산호는 동물 중 수명이 가장 길다. 환경 조건이 양호하다면 수백 년을 살아간다. 산호 군락이 사멸한다면 그건 보통 서식지의 환경이 좋지 않거나 다른 종의 죽음이 영향을 미친 탓이다.
산호는 주변 환경에 극도로 민감하다. 수온, 산성도, 탁도 등 환경 조건의 변화는 산호와 공생 조류 간 공생 관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서식 환경이 최적이 아니라면 공생 조류는 서서히 산호를 떠나간다. 아니면 산호가 조류를 쫓아내버린다. 그렇게 남은 산호는 색을 잃고 하얗게 변한다.
공생 조류가 떠난다고 산호가 바로 죽는 것은 아니다. 환경이 좋아지면 산호는 다시 공생 조류를 받아들이고 서서히 살아난다. 그러나 하얗게 되어버린 시간이 길어질 경우, 산호는 점점 죽음에 이른다. 백화 현상은 산호가 마지막으로 보내는 조난 신호와 같은 것.
백화현상의 원인은 여러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지만 크게 보면 지구 온난화로 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기후가 급격하게 변하면서 지구 온난화는 바닷물의 온도 역시 상승시켰다. 설상가상 바닷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산성화가 되고 있다. 해양 산성화는 탄산칼슘 형성을 방해하고, 이는 탄산칼슘에 의존해 성장하는 산호를 성장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리고 바다가 뜨거워질수록 산호 속에 함께 살아가고 있던 공생 조류가 그 온도를 버티지 못하고 빠져나가 산호는 색을 잃게 된다. 공생 조류가 산호를 떠나면 산호는 영양분을 못 먹고 죽는다.
단기적인 수온 변화 때문에 백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대규모 백화 현상의 주 원인은 비정상적으로 뜨거운 바닷물의 온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에서 온다.
■ 산호가 중요한 이유
산호는 해양 생태계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다. 온갖 해양 생물들이 산호초에서 서식하고, 번식하고, 먹이를 먹고, 포식자를 피해 숨는다. 일종의 쉼터가 되는 것.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산호초를 기반으로 풍요롭고 건강한 생태계가 형성된다. 산호초를 서식지 삼아 살아가는 물고기 종류만 해도 1,500 종에 이른다. 그 때문에 산호초는 바다의 열대우림으로 불린다. 이 점 말고도 그들은 바닷물의 투명도를 높이고, 이산화탄소를 깨끗한 산소로 바꿔주기도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에게도 도움을 주는데, 절경으로 관광 수익을 만들어 높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내거나 해양 침식으로부터 해안선 또한 보호해준다. 산호초 생태계가 망가지면, 관광이나 어업같이 산호초에 의해 유지되는 산업 역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 ※ Photo by 샤디6454
■ 산호 보호를 위한 실천사항
쉽게 생각한다면 산호의 서식지를 보호하면 된다. 즉, 바다의 파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
1. 수질 오염 (생활하수) 줄이기
수질 오염의 원인은 생활하수, 산업폐수, 농축산 폐수 등이 있으나 이 중에서도 주된 오염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생활하수다. 총 폐수 발생량의 60 ~ 70%가 생활하수이며 산업폐수, 농축산 폐수 순이다.
생활하수에는 음식물찌꺼기, 합성세제, 정화조 분뇨까지 포함되어 있어 이런 물질들은 탁도의 저하, 부영양화, 용존산소부족현상 등을 일으키며 정화하지 않을 경우 그대로 하천이나 호수, 바다 등으로 흘러 들어가 오염시켜 수질생태환경을 파괴한다.
2. 해양 온난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해양 온난화는 산호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다. 온난화로 인해 바다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산호는 스트레스를 받고, 산호백화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에너지 절약, 탄소 배출 감소 등의 노력을 통해 해양 온난화를 완화시키는데 노력해야 한다.
3. 교육과 홍보를 통한 산호 보호 인식 제고
관광객들에게 산호의 중요성과 보호 방법에 대해 알리는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산호보호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산호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산호 보호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4.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실천하는 행동력이다. 관련된 단체나 담당자들과 협력하여 산호 보호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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