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O 8개국 벨렘 선언 '새로운 아마존의 꿈' 이뤄질까

· 14년 만 ACTO 회담 개최
· 8개국 공동 성명서 발표에 환경단체 "구체적 내용 부족해 아쉬워"

김승요 승인 2023.08.18 14:38 | 최종 수정 2023.08.24 13:00 의견 0

Unsplash / Renting C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새로운 아마존의 꿈' 연설로 아마존 보호 계획을 밝혔다.

현지 시간 8일, 브라질 벨렝에서 남미 8개국이 아마존 내 삼림 벌채 종식을 위해 아마존협력조약기구(ACTO) 회의를 개최했다. ‘아마존 판 나토’로 불리는 ACTO(Amazon Cooperation Treaty Organization)는 남아메리카 8개국이 결성한 환경기구로서 아마존의 보호를 목적으로 결성됐다.

14년 만에 열린 이 회의에서는 2030년까지 삼림 벌채를 중단하는 방안과 열대우림 지역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불법 채굴 및 조직범죄 집단과 싸우기 위한 공동 노력 등이 논의되었다.

브라질 벨렝에서 이뤄진 이번 ACTO 회의에서 룰라 대통령은 '새로운 아마존의 꿈'을 약속하는 연설을 하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밀림에 입힌 피해를 복구하고 환경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열대우림은 점령해야 할 공터도 아니고 약탈해야 할 보물창고도 아니다. 열대우림은 반드시 가꾸어야 할 가능성의 화단이다."라며, 브라질의 60%에 해당하는 열대우림 지역을 지키기 위해 환경 보호와 함께 사회 통합, 경제 성장, 기술 혁신을 포함하는 야심 찬 모델을 추진하여 아마존의 환경과 국제적 명성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더 푸른 도시, 더 깨끗한 공기, 수은이 없는 강과 숲이 그대로 남아 있는 아마존, 식탁 위에 음식이 있고 품위 있는 일자리와 공공 서비스가 모두에게 제공되는 아마존, 더 건강한 어린이, 환영받는 이주민, 존중받는 원주민이 있는 아마존, 이것이 바로 우리의 아마존 꿈이다."라고 뜻을 전했다.

ACTO 회원국인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아마존강 하구 근처 유전 개발을 위한 브라질의 움직임은 이러한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아마존에서 석유 및 가스 탐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아마존의 약 11%가 걸쳐 있는 페루의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도 "단지 세계의 허파가 아니라 세계의 심장인 열대우림을 보존하기 위한 조치를 촉구한다"며, "우리는 지금 행동해야 한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 끝에는 벨렘 선언(Belém Declaration)이라는 공동 성명서가 발표됐다. 113개 항으로 구성된 이 성명서에는 아마존에서의 불법 활동과 환경 범죄, 원주민과 활동가들에 대한 인권 침해에 맞서기 위해 경찰과 정보기관의 협력을 강화할 것, 또한 지역 경찰 간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브라질 마나우스에 법 집행 센터를 개설할 것, 또한 삼림 벌채를 줄이고 지역의 지속 가능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더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2030년까지 삼림 벌채를 제로로 만들겠다는 공동의 목표가 최종적으로 포함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브라질 비영리 환경단체 기후관측소(Climate Observatory)의 사무총장 마르시오 아스트리니는 "첫걸음이다. 각국 지도자들이 함께 모이는 것이 중요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부족했다. 성명서에는 매우 평범한 약속만이 나열되어 있다."며, 많은 환경 운동가가 기대했던 것보다 부족한 선언문에 대해 아쉬움을 느낀다고 평했다.

또한 그는 "우리는 녹아내리는 세상에 살고 있다. 항상 기온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어떻게 아마존 8개국의 대통령들이 22페이지짜리 선언문에서 삼림 벌채를 중단해야 한다고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며 비판하기도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목축업, 벌목, 광업, 커피콩 농업, 석유 탐사 등으로 아마존의 광대한 지역이 황폐해졌고, 숲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MapBiomas 과학 네트워크에 따르면 2021년까지 열대우림 지역의 약 17%인 약 75만 제곱킬로미터가 파괴되었다고 한다.

아마존 열대 우림의 최대 파괴자로는 우림 내의 대규모 국유지에 무단 침입해 나무를 베어내거나 불태우고 서류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국유지를 농업 및 목장 용으로 불법 매각하는 등의 범죄를 일으키는 다국적 마피아 그룹이 꼽힌다. 룰라 대통령은 이러한 범죄 조직에 대한 반격을 다짐하며, 지역 전역에 39개의 새로운 경찰 기지를 개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아마존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핵심은 국제적인 지원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두바이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열리기 전에 산림을 파괴하는 데 일조한 선진 국가들이 개발 자금을 책임질 수 있도록, ACTO 8개국도 단결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회담에서 신규 석유 탐사 여부 등에서 일부 이견이 있었고, 보수파가 장악한 브라질 의회가 환경 의제 제정을 방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뒤따르고 있기는 하지만, 룰라 대통령 집권 이후 실제로 아마존의 삼림 벌채가 60% 이상 줄어든 만큼 앞으로 유의미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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