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세상에서 가장 큰 앵무새, 카카포를 지켜라

· 세상에서 가장 큰 앵무새, 뉴질랜드 토종새 카카포
·?마오리족과 유럽인들의 남획과 유입된 천적으로 개체수 급감해
· 뉴질랜드 당국 보호정책으로?개체수 200마리?돌파, 복원 희망적

김승요 승인 2023.08.09 13:48 의견 0
PHOTOGRAPHED BY ROD MORRIS / New Zealand Geographic

카카포는 뉴질랜드에 서식하는 대형종 앵무새다. 키는 58~64cm, 무게는 수컷의 경우 2~4kg가량, 암컷의 경우 1~2.5kg가량으로 세상에서 가장 큰 앵무새로 알려져 있다. 올빼미 같은 얼굴, 녹색과 갈색 깃털에 길고 둥근 꼬리 그리고 펭귄 같은 자세, 오리 같은 걸음걸이를 가진 온순한 성격의 카카포는 지구상에서 가장 이상하고 희귀한 새 중 하나다.

올빼미앵무새(Owl parrot)라고도 하며, 카카포란 마오리족 언어로 밤앵무새(Night parrot)라는 뜻이다. 이름처럼 카카포는 야행성이다. 대형 앵무새들을 비롯한 조류의 수명이 길긴 하지만, 카카포의 수명은 특출나게 길다. 뉴질랜드의 카카포 보존 사이트에서는 평균 수명을 58년, 최대 수명을 90살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카카포의 먹이는 씨, 꽃가루, 곤충 등이며, 제일 좋아하는 열매는 리무(Rimu) 열매라고 한다.

이들은 특이한 구애 방식을 갖고 있는데, 번식기가 시작되면 카카포 수컷들은 구애를 위한 자리를 차지하고 지키기 위해 서로 싸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리를 잡은 수컷들은 구애를 위해 오목한 그릇 모양으로 땅을 파고 그 안에 앉아 100Hz 이하의 저주파로 우는데, 이것을 '부밍(Booming)'이라고 한다. 미리 만들어 놓은 굴의 형태는 수컷들의 부밍이 멀리까지 퍼지게 하는데, 소리가 더 잘 반사되도록 하기 위해 바위나 나무줄기 옆에 많이 만든다.

이 소리는 1km 밖에서도 들을 수 있고, 바람이 어떻게 부느냐에 따라 5km 밖에서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수컷 카카포는 8시간씩 서너 달 울음소리를 내는데, 번식기가 지나면 몸무게가 반으로 줄어들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수컷의 부밍을 들은 암컷은 몇 킬로미터를 걸어와서 수컷을 만난다. 암컷은 땅속 구멍에 둥지를 틀고 새끼 두세 마리를 홀로 기른다. 카카포는 앵무새 중 유일하게 일부다처제가 관찰되는 종이다.

카카포는 대형종 앵무새 중 유일하게 날지 못하는데, 서식지에 오랫동안 포식자가 존재하지 않았고 먹이도 풍부했기에 몸집이 커지고 날개와 관련된 기관들이 퇴화한 것이라고 한다. 몸에 다량의 지방을 저장하고도 건강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비슷한 덩치의 앵무새들보다 훨씬 무겁고 큰 특징이 있다. 또한 날개가 무용지물인 대신 다리 근육은 잘 발달해 있고 발이 크고 튼튼하다.

뉴질랜드에 유럽인들이 들어온 당시 애완용으로 길렀으며 당시만 해도 전국에 카카포가 넘쳐났다고 하나, 마오리족과 유럽인들의 남획과 외부에서 유입된 개나 고양이 등으로 천적이 생겨 개체수가 크게 줄었다. 가장 개체수가 적었던 1990년대에는 50여 마리까지 감소해, IUCN 레드리스트 CR(심각한 위기) 등급이 되었다.

당국에서 들이는 카카포의 보존노력은 상당하다. 1961년에 한 마리가 잡혔고 뉴질랜드 야생동물국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1977년까지 일부 새가 여전히 살아남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 해 약 200마리가 발견되었다. 정부는 61마리의 카카포를 포식자가 없는 남서부의 섬 보호구역 세 곳으로 옮겨 보호했다. 1980년대에 본격적으로 카카포 회복 계획이 세워지면서 지속적인 보호정책이 지속되어 2016년 11월에는 154마리가 되었다고 한다. 이런 개체수 복원 활동은 다큐멘터리로 제작되기도 했다.

2019년에 아스페르길루스증이라는 조류가 특히 취약한 곰팡이 호흡기 감염병이 돌아 또다시 멸종 위기에 처할 뻔했지만, 뉴질랜드 환경 과학자와 자원봉사자로 이뤄진 특별팀의 노력 덕분에 같은 해 8월 19일부로 개체수 200마리를 돌파했다. 이 200여 마리의 카카포에게 모두 이름을 붙일 정도로, 뉴질랜드에서는 카카포 복원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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