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낭만을 더해주는 폭죽, 그 속에 감춰진 위협
최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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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6 10:00 | 최종 수정 2023.08.0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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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인 요즘,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저녁 시간이 되면 해변에는 어김없이 불꽃놀이를 하는 인파가 몰려든다. 시원하게 물놀이를 하고 식사를 마친 후 잔잔한 파도 위에서 터지는 불꽃을 보며 휴가 날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이 불꽃놀이에는 미세플라스틱의 위협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 폭죽 속 미세플라스틱의 위협
폭죽은 화약을 담고 있는 작은 플라스틱 통으로 구성된다. 폭죽에 불을 붙이면 화약을 담고 있는 작은 플라스틱이 하늘로 날아가고 공중에서 찢겨 남은 플라스틱은 해변으로 떨어진다. 단 한 번의 눈요깃거리로 인해 해변에는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이 곳곳에 남게 된다.
해양환경공단에 따르면 폭죽 탄피 쓰레기의 양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8년 조사에서는 100m당 2.4개의 탄피가 발견되었지만 2021년 조사에서는 100m당 5.6개로 4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코로나 거리 두기가 해제된 첫 여름인 이번 연도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 해변에서 불꽃놀이는 불법
게다가 해수욕장에서 하는 불꽃놀이는 불법이다. 2014년부터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개정에 따라 해수욕장에서 폭죽놀이는 전면 금지되었다. 관리청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허용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위반 시 5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백사장에서 폭죽놀이 용품을 판매하다 적발될 경우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 야생동물 피해주는 불꽃놀이
불꽃놀이는 야생동물들의 삶을 교란하고 악영향을 끼친다. 스페인의 한 지역에서는 4~5월 동안 기독교 축제가 진행된다. 이때 축제를 기념하기 위해 약 5,000kg의 폭죽을 사용하는데 그 기간 동안 인근의 집참색 번식률이 다른 지역의 집참새 번식률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반면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축제가 취소된 당시, 다른 지역의 집참새들과 번식률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칠레에서는 새해 불꽃놀이가 남아메리카바다사자의 번식기와 겹쳐서 진행되었다. 불꽃놀이가 진행되는 동안 바다사자 대다수가 구애 행동을 멈추었으며 약 24시간 지난 후에야 평소처럼 행동했다.
■ 불꽃놀이를 대체할 수는 없을까?
미국 독립기념일을 기념해 열린 드론쇼에서 성조기를 나타낸 모습./KSL 5TV 캡처
불꽃놀이는 화재 사고의 위험이 있고 알루미늄, 질산칼륨 등이 배출되어 알레르기 반응과 호흡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이런 불꽃놀이를 대체하여 드론 쇼 등을 진행한다. 지난 7월 4일 미국의 가장 중요한 명절 중 하나인 독립기념일에는 대규모의 불꽃놀이 대신 드론 쇼로 대체하였다.
해변에서의 불꽃놀이 대신 해변에서의 플로깅, 자연 있는 그대로를 감상하기 등을 통해 휴가의 마지막 날을 장식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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