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코로나 이후 늘어난 맹금류 밀수
· 전쟁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늘어난 맹금류 밀매
·?매가 밀수되는 이유는 중동 국가의 전통인 '매사냥' 때문
·?밀렵과 밀매에 희생되는 매들 대부분이 멸종 위기종이나 희귀종
김승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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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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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이후 시리아, 이라크 등에서 매와 같은 맹금류 밀수출이 늘어났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되기 이전에도 매의 매매는 적지 않았으나, 부분 통제되어 행해졌었다. 사냥꾼에 대한 처벌은 약한 수준이기는 했지만, 매사냥과 수출을 위해 매를 판매하는 것은 공식적인 금지 행위였다. 그러나 전쟁 이후 당국의 통제가 줄어들자, 맹금류 사냥이 늘어났고 소규모에 불과했던 중동 매시장의 규모가 커진 것이다.
현재 쿠르드족이 이끄는 자치 행정부가 통제하는 시리아 북동부에서는 사냥꾼들이 매사냥 '협회'라는 이름으로 조직할 수 있도록 허용한 당국에 의해 맹금류 사냥이 공공연히 용인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전쟁 이후 경제 위기와 함께 많은 사람이 밀렵에 뛰어들었다. 이라크 북부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사냥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에르빌과 바그다드 분쟁 지역에서 매 포획이 성행한다.
Unsplash / Michael Campos
이렇게 사냥당한 맹금류는 중동 경매시장에서 거래된다. 새의 크기, 무게, 그리고 종에 따라 지역 밀매업자들에게 수천 달러에 팔리는데, 어린 매 1마리는 한화로 2억 원을 웃도는 고가에 팔린다. 그러다 보니 산악지역에서 밀렵꾼들에 의해 매들이 마구잡이로 포획된다.
매가 밀수되는 이유는 중동 국가의 전통인 '매사냥' 때문인데, 매사냥은 훈련된 매를 이용해 꿩이나 토끼 등을 사냥하는 것으로 중동 국가 부호들 사이에서 최근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유가의 급등으로 경제 성장이 촉진됐던 1970년대 오락성 매사냥의 수요가 급증했던 이후, 아직도 이 스포츠의 인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 속에서도 중동 지역의 사냥용 매 수요는 더 크게 늘고 있다. 그 때문에 밀반출되는 매들은 주로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겨울철에 이 매사냥을 즐기는 중동 국가의 부호들에게 비싼 값으로 팔려나간다.
Unsplash / James Lee
사냥꾼들이 주로 매를 밀렵하는 지역은 파키스탄 산악지역으로, 파키스탄 세관은 밀수출 과정에서 구조 및 보호하는 매들을 야생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모하마드 사키프(Mohammad Saqif) 세관장은 "압수된 새들은 모두 멸종위기에 처한 종으로 불법 거래에 관한 국제 협약에 따라 보호받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은 자주 밀거래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또한 세관 당국은 밀반출과 불법 거래에 대해 엄격한 단속과 처벌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밀렵과 밀매에 희생되는 매들 대부분은 멸종 위기종이나 희귀종이다. 이러한 관행이 증가함에 따라 이미 멸종 위기에 처한 맹금류 종의 감소를 촉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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