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말 세로, 동물원에서 행복할까?

정말로 동물을 사랑한다면, 동물원은 그만

최윤서 승인 2023.04.06 08:00 의견 0
얼룩말 세로를 찍고있는 사람들 / ©연합뉴스

· 지난 주말 동물원 탈출 소동을 벌였던 얼룩말 세로를 보기 위해 서울어린이대공원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 동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동물원에 가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 정말로 동물을 사랑한다면 관광 목적만을 위한 동물원 방문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 23일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얼룩말 세로가 동물원에서 탈출해 서울 시내를 돌아다녀 화제가 됐었다. 이로 인해 지난 주말, 세로를 보기위해 서울어린이대공원은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관광객들은 ‘요즘 인기스타 세로가 보고 싶어서 찾아왔다. 정말 팬이다.’, ‘얼룩말 무늬를 실제로 보고싶어서 왔다. 너무 멋있다.’라며 들뜬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정말 동물을 사랑한다면 동물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동물을 좋아해서 동물원에 가지 않는 사람들

2020년 전주동물원에서 태어난 늑대 5남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연합뉴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A씨는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좋아했고 동물원에 가는 것도 좋아했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부터 30살이 된 지금까지 동물원에 가지 않았다. A씨는 “마지막으로 방문한 동물원은 고3 수능 끝나고 방문한 서울대공원 동물원이다. 거기서 본 늑대가 계속 같은 자리만 빙글빙글 도는 모습이 기이해 보였다. 집에 가서 찾아보니 빙글빙글 도는 행동은 동물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이상행동이라고 했다.”고 말하며 그 후 동물원에 가는 것이 싫어졌다고 말했다.

전북 남원시에 거주하고 있는 B씨 역시 “태국 관광에서 코끼리 탑승 체험을 했는데 코끼리가 말을 듣지 않자 채찍으로 때리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충격받았다. 그 뒤로 동물 체험이나 동물원 등은 절대 가지 않는다.”고 회상했다.

동물을 위한 동물원의 대처방식이 존재할까?

국내 동물원의 조랑말 체험 현장.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최윤서

얼룩말 세로가 재작년과 작년에 부모를 잇달아 잃고 외로움으로 인해 탈출한 것이라는 추측이 잇따르자 대공원 측은 세로와 함께 지낼 암컷 얼룩말을 데려오고 사육장의 면적도 2배 넓힌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로의 주거공간이 보다 넓어지고 암컷을 데려온다고 해서 스트레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고 말했다.

좁은 사육환경과 기후, 끊이지 않는 관람객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동물원에서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다. 애초에 관람 목적의 동물원에서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운영하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동물원은 보호의 기능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동물원이 동물 보호의 기능을 하며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의 기후와 맞지 않은 외래종을 수입하여 동물원에서 키우는 것이 진짜 보호를 위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정말 동물을 보호하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저 관광을 목적으로 한 동물원의 방문은 옳은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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