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페스타 릴레이 인터뷰] 한국적 비건화장품, 연지를 만나다

전통에서 뷰티의 답을 찾다

최윤서 승인 2023.03.24 09:51 의견 0
©최윤서

독특한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제품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K-beauty! 최근 k-beauty의 트렌드는 '비건'으로 대기업, 중소기업 가릴 거 없이 많은 화장품 회사에서 비건 화장품을 출시하고 있다. 수많은 비건 화장품 중 진정한 K-beauty를 지향하는 '연지(yeonji)'를 플래닛타임즈가 만나봤다.

Q. 안녕하세요, 대표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한국적인 미를 대표하는 K-비건 뷰티, 연지의 대표 안혜은입니다.

Q. K-비건 뷰티답게 브랜드 이름이 너무 이뻐요. 혹시 전통 혼례 때 하는 화장, 연지곤지와 같은 뜻인가요?

A. 맞습니다. 연지라는 게 조선시대 화장법 중에서도 자연스러운 혈색, 즉 본연의 색을 나타내는 담백한 화장을 뜻하는 말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도 이름에 걸맞게 꾸며진 아름다움보다는 본연의 색깔이나 혈색을 조금 더 돋보일 수 있게 만드는 기초 라인 위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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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지의 화장품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연지는 모든 제품에 한국적인 전통적인 미를 더했어요. 아무래도 비거니즘이라는 개념이 외국에서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한국적인 개념으로 정확한 정의를 내리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한국적인 친환경에 대해 알리기 위해 익숙하고 편안한 방식으로 비건화장품을 만들고 있어요. 연지의 달항아리 & 달호랑이세트는 백자를 본떠 만든 용기에 크림을 옮겨 담아서 사용하면 돼요. 연지만의 이중 밀폐 항아리 합이 화장품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고 담긴 화장품은 6개월 이내에 사용하시면 됩니다. 또 사용을 마친 달항아리 합은 다시 화장품 용기로 여러 번 재사용해도 되고 수납 합이나 식기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Q. 진짜 K-뷰티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용기가 도자기로 된 점이 상당히 인상적이에요. 용기를 만들 때 도예가분들과 합작하신다고 들었어요.

A. 작가님과 무수한 논의 끝에 도자기 용기를 만들 수 있었어요. 연지 쪽에서 개괄적인 디자인 내용을 제안한 상황이었어요. 아무래도 조선백자의 미의 극치를 보여주는 달항아리를 용기로 만든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에요. 화장품 용기는 뚜껑과 아래 용기가 잘 맞게 합으로 제작해야 하는데 달항아리 모양 자체가 합으로 만들기 힘든 구조예요. 작가님들이 연지의 제품을 좋게 봐주셔서 많은 논의 끝에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었어요. 용기 테스트만 반년을 넘게 진행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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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진정한 아름다움은 어떤 것인가요?

A. 요즘 아름다움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데요. 사실 아름다움에는 많은 것들이 있고 요즘 시대에는 아름다움을 체형적, 즉 외적인 것으로 정의 내리기 힘든 사회잖아요. 각자의 내면의 아름다움, 인생의 아름다움.. 다양한 아름다움이 있고…

클린 뷰티가 유행했던 이유가 내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였다면 비건 뷰티는 인간과 동물을 같이 생각하는 카테고리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컨셔스 뷰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지향하고 있어요. 인간, 동물 그리고 지구 환경까지 같이 어우르고 의식적으로 소비하자는게 컨셔스 뷰티에요. 그게 저희 연지가 최종적으로 목표하는 아름다움이기도 해요.

결론은 나의 아름다움을 알고 내 주변까지 케어할 수 있는 여유롭고 세심한 사람이 요즘 시대에 정말 아름다움을 지향한다고 얘기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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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표님께서 연지를 창업하게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실까요?

A. 원래는 디지털 마케팅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어요. 제가 마케팅 11년 차인데 약 9년 차가 되던 해에 아토피가 후천적으로 심해졌어요. 퇴사하면서 아프면 안 된다는 긴장감을 놓아버린 탓인지 스트레스성 아토피와 면역력 약화 등으로 몸이 안 좋아졌어요. 피부가 찢어지고 움직이면 진물 나오고 이래서 한두 달 정도 침대에서 움직이지를 못했어요. 그때 살기 위해서 채식을 시작했어요. 요양을 했던 것도 몸이 낫는 데 도움이 되었겠지만, 채식을 하면서 몸이 정말 좋아졌어요.

이렇게 채식으로 몸이 좋아지는 경험을 하니까 자연스럽게 비거니즘이나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또 사람들이 사고방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게 매일 한 번씩은 바르는 뷰티 영역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먹는 것보다는 조금 더 시도하기 편하기도 하고 그래서 이와 관련된 제품이나 브랜드를 런칭하자라는 이야기가 모아졌어요. 마침 제 마케팅 포트폴리오에 뷰티도 많았고,,, 이런 것들이 잘 맞물려서 연지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채식을 하기 전에도 환경이나 비건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A. 사실은 저는 진짜 환경 쪽에서는 이기적인 사람이었어요. 지금도 친환경이나 비거니즘에 관해 관심을 갖는 것도 결국에는 나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을 해요.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보다는 같이 사는 사람들이 내가 죽기 전까지는 좀 건강하게 잘 살 수 있게 되기를 바라요.

비건에 대한 관심은 제 영혼의 단짝 덕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마지막 회사에서 퇴사하면서 그 회사의 사무실에서 키우던 강아지 친구를 제가 같이 데리고 나왔어요. 작은 기업에서 맨날 묶여 살던 친구여서 중성화도 안 되어있었고 산책도 안 해본 친구였어요. 또 전 주인이 무관심하게 키우다 보니 밥도 제때 챙겨주지 않았어요. 점점 눈에 아른거리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제가 퇴사할 때 같이 퇴사시켰어요. 그때부터 동물권이나 비건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된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친환경 행동 중 가장 추천하는 행동은 무엇인가요?

A. 일단은 연지를 사용하는 것이죠.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본인이 쓰고 있는 것 중 이거는 안 쓰겠다 또는 이거는 안 버리겠다. 이렇게 사소하게 하나만 정해서 실천하면 동기 부여도 되고 좋은 거 같아요. 연지 자체도 동기 부여나 사고방식을 촉진시키는 경험을 많이 하고 싶어 하는 브랜드라서 ‘이것만 써주세요’ 이런 것보다는 이게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경험을 많이 해보시려고 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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