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고?

빠르면 2025년부터 상용화

최윤서 승인 2023.02.04 20:00 의견 0
©storaenso

· 나무에서 얻은 원료를 기반으로 하는 배터리가 개발 중
· 기존의 인공흑연을 기반으로 한 배터리에 비해 가격, 성능 면에서 모두 우수
· 종이 생산의 부산물에서 얻은 원료로 추가적인 벌목 또한 불필요

최근 핀란드의 한 종이 생산기업 ‘스토라엔소(storaenso)’가 나무에서 얻은 원료를 기반으로 하는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무 제품, 종이, 포장재 등을 생산하는 스토라엔소는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제지회사로 스스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사유림을 가진 곳 중 하나라고 말한다.

스토라엔소는 배터리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나무에서 찾았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는 만드는 과정부터 버리는 과정까지 환경에 피해를 준다.

배터리의 수명을 결정하는 음극재는 대부분 인조흑연이 사용된다. 인조흑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피치라는 탄소화합물을 고온으로 몇 주간 처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며 환경오염이 발생한다.

스토라엔소는 인공흑연 대신 대부분의 나무에 30%를 구성하는 유기 고분자인 ‘리그닌(lignin)’이라는 물질에 초점을 맞췄다. 리그닌은 쉽게 부패하지 않고 단단한 특성 때문에 세포벽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리그닌에는 탄소가 들어 있다.

리그닌에서 얻은 탄소 구조를 배터리에 활용하면 흑연보다 빠른 충전 속도를 제공한다.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independent)에 따르면 스토라엔소와 제휴한 업체는 “흑연 대신 리그닌을 사용하는 것은 비용면에서도 흥미롭지만, 기능적으로 더욱 흥미롭다. 흑연을 기반으로 한 배터리의 충전 한계는 40~50분이지만 리그닌을 기반으로 한 배터리는 8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리그닌을 이용한 배터리를 위해 추가로 나무를 베지 않아도 된다. 스토라엔소 측은 현재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그닌은 모두 종이 생산의 부산물에서 얻은 것이며 벌목하는 나무의 수가 증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토라엔소는 2025년까지 상업적인 규모로 리그닌 기반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시장이 향후 10년 동안 10배 증가할 것을 예상하면 지속 가능한 배터리를 만드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고 언급하며 나무 배터리의 상용화를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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