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 성명서 발표

막대한 탄소배출 불러오는 수소 혼소 LNG복합화력발전소 건립계획 즉각 철회하라

서정원 승인 2023.01.18 15:27 의견 0


· 수소 혼소 명분으로 화석연료를 태우는 발전강화, 탄소배출 증가 우려
· 화석연료기반 발전시설의 수명연장을 위한 꼼수일 뿐, 탄소중립 기여도 낮아
· 제주도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조치 확대 불가피, 에너지의 효율적 이용 저해

제주도가 오늘 “청정 에너지 대전환 로드맵” 계획을 발표하며 수소 혼소가 가능한 300MW 규모의 LNG복합화력발전소를 제주도에 건설해 운영하게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굉장히 거창한 계획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LNG발전소를 하나 더 짓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그것도 300MW나 되는 대규모 화력발전시설을 짓겠다는 계획으로 이로 인해 제주도의 탄소배출량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물론 재생에너지의 출력제한 조치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오영훈 지사가 수소경제를 강조하다보니 해도 되는 사업과 하지 말아야 할 사업을 구분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지 않은지 매우 우려스럽다. 실제 국가계획인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제주도의 의중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소혼소는 쉽게 얘기해 LNG(도시가스)를 태우는 발전소에 일부 연료를 수소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LNG가 탄화수소의 일종인 메탄가스를 활용하기 때문에 수소 역시 이론상 혼합하여 연소가 가능하고 이렇게 될 경우 안정적으로 생산된 수소를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제주도가 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수소 혼소기술이 매우 초보적인 단계에 있다는 점이다. 실제 현재 상용화된 혼소기술은 5% 내외를 혼합하여 태우는 수준이다. 이를 더 높이려는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나 기술발전의 속도가 빠른 것도 아니다. 2024년 목표로 국내 최대 규모로 세종시에 지어지고 있는 630MW 수소 혼소 LNG복합화력발전소도 2028년에 수소 혼소 5% 달성, 2040년 30% 달성, 2044년 5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게다가 수소 혼소가 탄소배출 감축에 효과가 미비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수소 50% 혼소시 탄소 저감률은 고작 23%에 불과하다.

그리고 연료를 수소로 100%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의 도입 시기는 언제인지 아무도 모른다. 수소경제라는 단어를 탄생시킨 일본의 경우 30% 수소 혼소기술의 상용화 시기를 2030년 정도로 보고 있다. 일본의 바람대로 2030년에 실제 30% 혼소기술이 상용화 되어도 연료의 70%를 LNG로 태워야 한다는 말이다. 100% 수소로 발전터빈을 돌리려면 그만한 수소가 공급되어야 하는데 벌써부터 LNG 등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추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화석연료를 기반한 산업계에서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결국 수소 혼소 기술이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계의 수명을 연장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수소로 100% 발전터빈을 돌릴 수 있는 시기는 그 누구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변수가 많고 쉽지 않은 기술이라는 뜻이다. 지금 상황이라면 탄소중립 시기인 2050년을 넘겨야 100% 수소로 발전터빈을 돌리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탄소중립이 달성되어야 하는 2050년을 넘겨가며 LNG를 태워 탄소를 배출하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현재의 기후위기 상황에서 가능한 시나리오인지 의문이다.

게다가 기존에 이미 제주도 3곳에 있는 LNG발전소에 수소를 혼소하는 기술을 얼마든지 실험할 수 있다. 제주도도 기존 제주도의 LNG발전소의 연료에 수소 혼소를 늘려나간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수소를 혼소할 새로운 LNG발전소를 짓겠단 발상자체가 아이러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이상한 계획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지금 제주도에 전기가 부족한 것도 아니다. 도리어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다 받아 안지 못해 태양광발전기를 풍력발전기를 강제로 꺼야하는 상황에 처한 곳이 바로 제주도다. 결과적으로 이번 수소 혼소 LNG복합화력발전은 화석연료의 수명을 연장하려는 화석연료 산업계의 꾀임에 넘어간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로 인해 재생에너지의 확대보급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도 분명하다.

지금 당장 제주도에 필요한 시설은 낮 시간대 남는 전기를 저장해 밤 시간에 공급하는 전기저장장치(ESS)를 크게 확대 보급하는 것이고, 유연성 자원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기존의 화력발전을 줄이기 위해 전기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사용량을 줄여나갈 수 있도록 정책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래야 기존의 화력발전소를 끄고 재생에너지를 더욱 확대할 가능성을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정책은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해 더 많은 전기를 소비하게 만드는 전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해괴한 형태로 에너지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1970년대 2차례의 오일쇼크에서 발생한 에너지 위기에 당시 산업계와 과학계는 빠른 시간 안에 놀라운 에너지 기술이 등장해 이 모든 위기를 잠재울 것이라 공언했다. 1990년대 기후위기에 대해 국제사회가 논의를 시작할 때 석유와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놀라운 탄소포집기술이 발명되어 기후위기를 잠재울 것이라 공언했다. 에너지 위기로부터 50년, 기후위기에 국제사회가 대응한지 30년이 훌쩍 넘었다.

과연 지금 그런 공언들이 지켜졌는가? 태생적으로 불확실성이란 한계를 가진 기술만능주의가 지금의 기후위기를 에너지 위기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최적의 탄소예산이 고작 2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경고가 불과 4일전에 발표되었다. 제주도가 기후위기를 진정한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정부에 해당 계획을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삭제할 것을 요구하고 제주도 역시 계획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부디 제주도가 불확실한 미래기술에 현혹되어 제주도의 미래를 탄소 많은 섬으로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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