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체크] 나도 지금 기후우울증을 앓고 있는 걸까?

#기후 우울증 #무기력증 #기후와 건강 #기후변화

최연이 승인 2023.01.14 08:00 | 최종 수정 2023.01.25 10:39 의견 0

· 기후 위기는 신체적 증상 및 스트레스 반응, 심리적 반응과 동반
· 공포와 무력감은 극도의 불안감의 형태, 부정적인 감정
· 신뢰를 바탕으로 세대간 문제의식을 나누고, 연대한다면 기후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구글코리아에서 2022년 인기 검색어 1위를 ’기후변화‘가 차지했다.

기후변화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팩트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과학적 정보들을 기반으로 한 썰물 같은 뉴스와 정보들이 매일 쏟아진다.

그 결과, 멀게만 느꼈건 기후 위기를 우리는 어느 날, 준비 없이 마주하게 됐다. 이와 같은 매우 급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설마‘들을 가능성에 두고 생각해야 하고 더 신중해져야 한다.

왜냐하면, 기후 위기는 사회적 약자들과 저소득 국가에 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첫 번째로 신체적 증상을 우려했다. 홍수를 동반한 슈퍼 태풍이 발생할 시 물이 오염되어 질환이 생기거나, 오염된 공기·토양에 의해 거주하는 인간뿐 아니라 동식물의 면역 체계가 약화하기 쉽다.

신체적 증상과 함께 동반되는 스트레스 반응 또한 우리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WHO는 기후 관련 재난에 대한 신체적 고통을 우려하는 동시에, 기후 재난을 겪은 이후의 불안, 트라우마, 혹은 재난을 겪지 않았음에도 우울하고 불안한 심리적 반응 또한 명백한 위험징후로 명시했다.

걱정 혹은 불안, 이러한 감정들은 기후 위기를 당면한 우리 사회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가? 이런 감정이 우리의 관계 결속력을 약화하는가?

과학적 혹은 논리적으로는 설명하기는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더 좋은 미래를 위해 만들어진 건설적인 걱정과 불안함은 잠재적 기후 행동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기후 위기’에 대한 걱정·불안은 기후정책에 대한 지지 여부를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변수가 된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이 과하면 좋지 않듯, 기후 위기에 대한 극도의 비관적인 우려가 분노로 바뀌면 비교적 큰 부정적 감정인 ’공포‘, 더 나아가서는 끝이 없는 낭떠러지인 ’무력감’로 발전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리서치가 ‘2022 대한민국 기후 위기 보고서’ 대국민 여론 조사에 따르면 ‘기후 위기 때문에 자녀를 출산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15.8%를 차지했다. 이는 기후 위기에 의한 불안한 심리가 출산율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다른 해석으로는 기후 위기 대응 면에서 개인이 느끼는 무기력감 혹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정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음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다.

2022 대한민국 기후위기 보고서 그림 제공

실제 ’지금, 여기‘ 우리에게도 문제가 생기고 있다. 바로 기후 활동가 및 기후변화 알게 된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공통의 문제, 기후 우울증이다. 기후 위기에 대해 알면 알수록 자신의 미래가 사라졌다는 인식으로 느끼는 슬픔과 상실감 그리고 소리쳐 기후 행동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사회의 벽에 대한 무력감. 이 모든 부정적인 감정은 끝내 책임을 져야 할 기성세대들에 대한 적개심으로 표출된다.

우리 어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것’은 전 지구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난제이므로, 기후 위기를 먼 미래가 아닌 일상에서 느끼며 기후 우울증까지 앓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위안이 되어주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기성세대들이 먼저 기후 위기에 관해서 스스로에 대한 고백과 반성으로부터 출발한다면? 아직 인류가 생태적으로 혹은 지구 시민적으로 성숙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마지막 종착점은 다르리라 생각한다.

모두를 위한 미래를 위해 시작했던 ‘불안, 걱정’이 서로 간의 신뢰가 없으면 흔들리게 되고 틈이 생긴다. 극도의 두려움을 기반한 ‘공포’와 희망이 없다고 여겨지는 ‘무기력함’은 보이지 않는 작은 틈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여성환경연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후 우울증을 경험한 이들 중 80.9%가 지인, 가족, 모임 등 신뢰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위로를 얻었다고 한다. 서로의 '지금, 여기' 문제의식을 나누고, 같이 연대해서 행동하는 것이 기후 우울을 벗어나고 궁극적으로는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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