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과 무관한 이미지 ⓒ Unsplash
· 유럽 배출권거래제 개편안 합의 도달해 배출권 총량 감소, 무상할당이 폐지될 예정이다.
· 유럽 내 및 유럽 외 국가들의 산업계 모두 이에 대한 촉각을 세우고 있다.
· 이번 유럽 개편안에 따라 우리나라의 배출권거래제 역시 빠른 개편이 필요하다
작년 12월 18일 유럽의회, 유럽이사회, 유럽집행위원회가 ETS(Emissions Trading System) 개편안 합의에 도달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배출량 총량이 2005년 대비 62%로 감소되며, CBAM 도입과 함께 배출권 무상할당이 점차적으로 폐지된다는 점이다.
유럽 배출권거래제(EU-ETS)의 개편 내용
유럽연합의 ETS는 2005년 세계 최초로 시작되어 가장 큰 탄소시장을 이루고 있으며, 유럽연합의 탄소 감축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 유럽 ETS 대상 부문의 감축 목표는 43%였으나 이번 개편안에서는 62%로 목표를 상향하였다. 그에 따라 2024년까지 9000만톤, 2026년까지 2700만톤의 탄소배출권을 없애고, 연도별 총량 감축 비율도 2024~2027년에 4.3%, 2028~2030년에는 4.4%로 상향시킬 예정이다.
또한 지금까지 일부 산업에 무상할당 되었던 배출권이 2026년 2.5%를 시작으로 해를 거쳐 5%, 10%, 22.5%, 48.5%, 61%, 73.5%, 86%로 줄어들고 최종적으로 2034년에는 모든 무상할당이 사라질 예정이다. 유럽은 탄소누출을 우려하여 CBAM을 도입하였으나 역외 국가들 가운데에는 새로운 관세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역외 국가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역내 기업들의 무상할당 폐지가 결정되었다.
나아가 기존 ETS 대상 사업에 포함되지 않았던 건물, 수송 분야를 대상으로 한 ETSⅡ가 2027년 도입된다. 이는 유럽의 에너지 가격이 예외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2028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 ETSⅡ 배출권 가격은 45유로 이내로 계획하였고, 그 이상으로 가격이 상승할 경우 2000만 추가 배출권을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또 코로나와 같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공급과 수요가 불균형하여 배출권가격이 급상승할 것을 대비해 배출권의 24%는 시장 안정 예비분(market stability reserve)로 별도 관리하게 된다.
그 밖에 배출권거래에서 발생한 수익은 혁신 펀드(Innovation Fund), 현대화 펀드(Modernisation Fund)의 기금으로 사용되어 유럽 국가들의 기후 기술 개발, 친환경 에너지 전환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유럽의 기업, “우리도 불안해”
유럽은 이번 개편안을 통해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저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반면 산업계는 이에 따른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무역연합회 브뤼셀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유럽 산업계 내부에서도 역내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미국과 중국이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며 보호할 것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협상을 주관한 피터 리제 유럽의회 의원은 최소 2030년까지 매년 24%의 탄소배출권이 MSR로 편입되어 배출권 거래가격의 급등락을 완화하고, 혁신기금 및 현대화 기금 총 500억 유로를 업계의 탈탄소화에 지원할 것이며, 특히 2026년 무상할당 폐지 및 CBAM 부담금 개시에 앞서 2025년 무상할당 폐지 및 CBAM 도입에 관한 재검토를 실시할 예정이라는 부분을 강조하며 업계의 요구를 탈탄소화에 대한 소극적인 변명이라고 평가하였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리나라 역시 2015년부터 배출권거래제를 운영하고 있어 국내에서 지불한 탄소비용으로 유럽에 지불해야 할 비용을 상쇄할 가능성이 있으나 개편안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자본시장연구원에서 발표된 레포트는 배출권허용총량 조정, 수급불균형 완화를 위한 시장안정제도 개편, CBAM 대응을 위한 할당정책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현재 배출권총량이 상향된 NDC 수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며, 가격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MSR 도입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CBAM을 계기로 국내 배출권시장의 유상할당정책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되어 산업계의 관심과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참고자료
송홍선, ‘탄소중립을 위한 EU의 배출권거래제 개편과 국내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2023.01.
한국무역연합회 브뤼셀지부, ‘EU 산업계, ETS 개혁 및 CBAM 도입에 따른 국제 경쟁력 약화 주장’
저작권자 ⓒ Planet Time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