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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이후 활동이 재개되며 건물 이용량이 증가
· 미국, 유럽 등 해외 선진국은 지열원을 건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한 시도 중
2019년 발발한 코로나는 인류에게 막대한 인명·재산피해를 입혔다. 그러나 탄소배출의 측면에서만 본다면 코로나는 사람들의 활동을 위축시켜 수 년 만에 탄소배출량이 저감한 모멘텀을 만들어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신규 건설이 줄어듦에 따라 2020년은 지난 10년 간 건축‧건설 분야에서 가장 큰 이산화탄소 감축이 이루어진 해였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봉쇄가 해지되며 직장인들은 사무실로 돌아왔고, 신규 건설의 재개로 건축‧건설 분야의 탄소배출이 증가하고 있다.
2030 NDC 달성과 2050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모든 분야에서 그렇듯 건물에서 배출되는 탄소가 감소해야 한다. 수치상으로 우리나라는 건물 분야에서 2030년까지 2018년 배출량의 32.8%를 감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열에너지를 활용한 건물 난방 방식의 변화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 12월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발행한 계간지 『에너지 포커스』는 세계 각국에서 진행 중인 지열원 활용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그에 대한 시사점을 제안했다.
우선 지열에너지는 심도에 따라 지하 300m 내외 깊이인 천부지열과 300m 이상인 심부지열로 나눌 수 있다. 천부지열은 10~20℃ 내외의 비교적 따뜻한 수온을 나타내는 반면 심부지열의 경우 뜨거운 지열수 또는 암반열을 포함한다. 특히 심부지열은 지진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다. 지열에너지 활용은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영역이다.
이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Strategic Plan 2023~2028’을 수립하여 각국에서 지열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전 세계 지열 관련 실증사업을 모니터링 중이다. ‘IEA Thermal Group’ 국가 간 지열 연구 및 실증사업의 성과 공유를 장려하고, 관련 데이터들을 축적해나가고 있다.
미국은 이미 지역 난방에 지열을 활용하고 있다. 『에너지 포커스』는 가장 오래된 지열 지역난방 시스템은 19세기 말부터 가동되었고, 미국 내 가동 중인 23개 지열 지역난방 시스템의 대부분은 1980년대에 가동 개시된 것으로 확인하였다. 이 중 대부분은 1980년대 초 연방정부가 프로젝트 비용을 분담하는 ‘PON(Program Opportunity Notices)’ 사업 시 개발되었고, 대출보증프로그램 등 다양한 금융혜택 지원을 받았다.
‘해외 주요국 냉난방 부문 지열이용 동향과 국내 시사점’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포커스
유럽의 경우 스위스 취리히와 독일 뮌헨에서 지열과 히트펌프를 결합해 계간축열 기능 및 스마트 열그리드(smart thermal grid) 구축에 초점이 맞추어진 지열 지역난방 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프랑스, 벨기에 등에서도 지열을 이용한 지역난방 사업과 캠퍼스 난방사업 등이 보고되고 있다.
* 계간축열 기능 : 겨울 외 계절의 잉여 열에너지를 지열 히트펌프로 축열해두고(계간축열), 이를 겨울철 난방열로 활용함으로써 연중 냉난방 밸런스를 확보할 수 있음
특히 최근 유럽에서는 주거시설에 대한 지열냉난방 뿐만 아니라 포도주 양조장, 창고 냉방 등 사업용 공간 냉난방에 대해서도 지열원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프랑스 Pauillac 지역에 위치한 포도주 양조장은 2017년부터 연간 난방에서 841.7MWh, 냉방에서 292.3MWh, 온수(급탕)에서 94MWh의 에너지를 지열에서 공급받고 있다. 초기 설비투자비가 약 1,144,000유로(약 15.8억원) 수준이며, 이 중 프랑스 생태전환부 산하 ADEME(Agency for Environment and Energy Management)에서 관리하는 열기금(Heat Fund)으로부터 42만 9,000유로(약 5.9억원)의 설비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영국의 주류업체 Lanchester Wines는 창고시설에 광산수를 이용한 지열난방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창고 지열난방 시스템이 생산하는 연간 열 에너지는 총 4,300MWh 수준이다. 초기 설비투자비는 약 350만파운드(약 56.5억원)며, 재생열에 대한 영국 정부의 재정지원을 20년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간지는 해외 지열냉난방 추진 동력이 지열 사업의 경제적 편익이 아닌 환경 등 사회적 편익의 가치를 중요시 하는 데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대란으로 전 세계적으로 석탄과 같은 전통적 화석연료 사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환경을 위한 장기적 안목에서 재정 지원 방식을 통한 지열에너지 활성화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 참고자료
김재엽, ‘해외 주요국 냉난방 부문 지열이용 동향과 국내 시사점’,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포커스 p86~100, 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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