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ALLIANCE] 노프는 오늘도 버리지 않을 방법을 고민합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재고 구출 작전!

유시윤 승인 2022.12.08 15:07 | 최종 수정 2022.12.12 10:06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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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재고는 기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취급받았다.

그러나 코로나를 맞으며 시대가 변하기 시작했다. 불황 속 재고 시장은 성장했고 재고와 B급 상품은 실속을 챙기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새로운 시장을 탄생시켰다.

이 시장에서 기업은 재고를 처리해 이익을 낼 수 있으며 소비자들은 보다 싼 가격으로 사용에 이상이 없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재고와 반품 상품의 폐기를 방지하여 자원 낭비, 환경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프는 기업과 소비자, 환경까지 '윈윈윈(Win-Win-Win)'인 이 시장에서 단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사랑하는 조카를 위해,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시작한 일이었는데 일할수록 '버려질 뻔한' 재고와 B급 상품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

오늘도, 더 나은 지구를 위해 물건을 '구출'하는 노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안녕하세요, 기훈 대표님. 반갑습니다!

A. 안녕하세요. 버리지 않을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노프를 운영하고 있는 김기훈입니다. 이렇게 연락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Q. ‘버려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는 세상을 만듭니다.’라는 노프의 비전이 참 인상깊어요. 처음 노프를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A. 저에게는 공동창업자(이하 김현민 대표)가 있어요. 대학교 선후배로 만나서 친형제와 다름없이 지내는 형이에요. 유별나 보일수도 있지만 저희는 일상적인 대화부터 진지한 걱정까지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한답니다.

김기훈 대표(좌측)과 김현민 대표(우측) ©2022.노프 All rights reserved

저는 사랑하는 조카가 5명이나 있는데요. 김현민 대표님의 조카가 2년 전 태어나며 서로의 조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한번은 그 아이들에게 어떤 걸 선물해줄 수 있을까에 대해 깊게 이야기했어요.

장난감같은 흔한 선물 말고, '더 나은 세상', '더 좋은 세상'을 선물해주고 싶었어요.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가 거론되었죠. 그게 계기가 되어 좋은 환경을 선물해주기 위해 노프를 시작했습니다.

버려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 세상을 만든다는 비전 뒤에는, 조카에게, 더 나아가서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선물하겠다는 미션과 철학, 목적이 있습니다.

Q. 버려지기 직전의 B급 상품 구출도 하신다고 알고 있어요!

A. 조카에게 좋은 세상을 선물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직후 바로 브랜드를 만들고 B급 상품을 구출한 것은 아니에요. 처음에는 친환경 컨텐츠를 만들고, 캠페인을 열고, 업사이클링 제품도 직접 만들며 활동했죠.

친환경 제품과 매장을 소개하는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운영하기도 했었는데요. 그 때 많은 브랜드 대표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사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제품들이 생각보다 많이 버려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B급 상품이 버려지는걸 막아보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캠페인을 함께 진행하기 위해 만난 온그리디언츠라는 브랜드에서 본인 제품을 구출해보는 건 어떠냐고 먼저 제안을 하셨어요. 그렇게 첫 구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첫 구출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성공리에 마쳤습니다. 운이 좋게 정부지원사업도 받게 되었죠. 그 이후 구출이 필요한 상품을 열심히 찾아 다닌답니다. (웃음)

온그리디언츠에서 '구출'한 B급 제품 ©2022.노프 All rights reserved

Q. 아이템을 공급받는 브랜드는 직접 컨택을 하시나요? 노프에서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 선정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아직까지는 저희가 직접 연락해서 설득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당연히 처음에는 100% 직접 발굴해서 컨택했었고요. 지금은 점점 저희 사이트를 이용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인지도가 생기면서 먼저 연락을 주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노프에 입점하는 브랜드를 선정하는 몇 가지 기준이 있는데요. 가장 먼저 환경 문제 해결을 포함한 지속 가능성을 위해 노력을 하는 브랜드여야 하며 각 브랜드 고유의 가치나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같은 플랫폼에 입점하는 브랜드들은 유기적으로 서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B급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다 보니 기존 새 제품 가격이 무너져 내리거나 브랜드 이미지가 깎일 수도 있다는 우려를 많이들 하시기 때문에 각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야기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사용에 지장이 없는 다양한 B급 상품 ©2022.노프 All rights reserved

Q. 제품은 노프에서 선정된 후 어떤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나요?

A. 저희는 브랜드의 물건을 사입해서 판매하는 것이 아닌 위탁판매를 하고 있어요.
구출 의뢰가 들어온 제품을 저희 사이트에 업로드하고, 일주일에 1회(유통기한 임박 상품에 경우 2회) 주문 내역을 정리해 업체에 전달해드리고 있죠.

사입을 하게 되면 더 높은 마진이 생기겠지만, 고객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저희가 끼게 되면 불필요한 탄소발자국이 발생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묶음 배송을 할 수 없다는 것에서 탄소발자국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부분은 저희 팀 내부에서 무엇이 더 환경적일지, 어떻게 하면 탄소발자국이 줄일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제품 상태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는 직접 업체 사무실에 방문해서 확인하기도 합니다.)

노프는 현재 주 1~2회 배송으로 운영됩니다. B급 상품은 따로 모아서 관리하기 때문에 매일 배송을 보내게 되면 불필요한 인력이 들어간다고 해요. 인력이 들어가면 그만큼 저렴하게 물건을 판매할 수 없게 되고 B급 제품을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목표에 어긋나기 때문에 주 1~2회 배송을 진행 중이랍니다.

Q. 사업을 운영하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A. 창업이라는 것 자체에 우려 하시는 주변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대학교 졸업 시즌, 주변에서 바삐 취업 준비할 때 혼자 노프를 시작했거든요. 게다가 노프를 시작하고 2년정도 뚜렷한 아이템이 없었는데 그 시기에 주변에서 많이 걱정하시더라고요.
다른 건 많이 힘들지 않았지만 저를 걱정하는 가까운 사람들을 볼 때면 심적으로 참 힘들었습니다.

Q. 반대로, 사업을 하시며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A. 노프에서 구출한 B급 상품들이 완판 되었을 때요!
저희는 그걸 ‘구출완료’라고 표현하거든요. 아주 버려질 뻔 했던 상품들이 저희를 통해 주인 찾아갔을 때 굉장히 보람을 느끼고 행복합니다. 구출에 동참해주신 분들이 하시는, 좋은 제품을 싸게 구매했다, 환경적으로 좋은 일에 동참해서 기쁘다 등의 말씀도 노프에겐 정말 큰 힘이 됩니다.

B급 상품 구출하는 활동을 하기 위해서 부수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어쨌든 사업이다 보니 돈(특히 세금)이나 사람과 관련해 복잡한 일들도 참 많아 어쩔 때는 제가 하고 싶은 1가지 일을 위해 하기 싫은 99가지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해요.(웃음) 처음에는 그런 상황이 좀 힘들었는데, 요즘엔 하나씩 더 배우고 있다는 생각에 흥미롭고 뿌듯합니다.

하퍼스바자코리아와 진행한 쓰확행 캠페인 ©2022.노프 All rights reserved
나무 심기 ©2022.노프 All rights reserved

Q. 노프는 자체적으로 많은 캠페인과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알고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요?

A. 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개인/기업/단체들과 함께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일들을 해보고 싶습니다. 아직은 구체적이지 않아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저희 사이트의 ‘노프랩’이라는 메뉴가 있어요. 노프랩 메뉴에 들어가면 저희가 해왔던 활동과 앞으로 할 활동을 모아서 보실 수 있답니다!

지금은 B급 상품을 구출하는 일을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B급 재료를 구출하는 일도 계획 중입니다. 자투리 원단이나 남은 화장품 원료 등을 구출하는 것이죠. 일종의 업사이클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구암중학교 환경교육프로그램 참여 ©2022.노프 All rights reserved

Q. 마지막으로 노프가 꿈꾸는 지구는?

A. 노프는 늘 조카와 다음 세대가 웃으며 지낼 수 있는 지구의 모습을 꿈꿉니다.
조카에게 좋은 환경을 선물하기 위해 시작했으니까요!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환경을 선물하고 그들이 웃으며 지구 위에서 공존할 수 있도록, '버려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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