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분해 플라스틱의 진실

표리부동함이 드러난 생분해 플라스틱

최윤서 승인 2022.11.29 20:00 의견 0

기사 요약

생분해 플라스틱이란 일정 조건에서 미생물에 의해 완전히 분해되는 소재를 말한다.

한국에는 생분해 플라스틱을 매립했을 때 완전히 분해되는 조건의 매립지가 없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려우며 제조 과정 역시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다.

생분해 플라스틱이란?
편의점에 사용하는 생분해성 비닐, 카페에서 사용하는 생분해성 일회용 플라스틱 컵 등 요즘은 생분해 플라스틱을 활용해 친환경적임을 강조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생분해 플라스틱이란 일정 조건에서 미생물에 의해 완전히 분해될 수 있는 소재를 말한다. 땅에 묻으면 저절로 썩어서 없어진다는 생분해 플라스틱, 과연 사실일까?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 수도권매립지공사 제공


한국에는 생분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매립지가 없다.
환경부의 생분해 플라스틱 기준은 섭씨 58도(+- 2도) 이상의 온도에서 6개월 동안 90%가 분해되는 것이며 해당 조건을 만족하면 환경부의 ‘친환경’ 표지 인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쓰레기 매립지 중에는 해당 조건을 만족하는 땅이 없으며 일반적인 매립지에 묻히는 경우 언제 분해되는지에 대한 자료도 국내에선 확인된 바가 없다. 게다가 국토 면적이 좁은 한국은 대부분의 쓰레기를 매립하기보다는 소각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2018년 종량제 배출 생활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을 살펴보면, 생활폐기물 1일 전체 배출량 약 2만 5천 톤 중 52%는 소각되고 28%는 매립되며 재활용되는 것은 18%뿐이다.

생분해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면 환경에 도움 되지 않을까?
보통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려면 같은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만을 모아서 재활용한다. 하지만 생분해 플라스틱은 대부분 두 가지 이상의 소재가 섞인 합성수지 제품이다. 또한 옥수수, 사탕수수 등 친환경 플라스틱의 메인 재료가 가지각색이며 재활용으로 분리배출할 경우 다른 플라스틱의 재활용을 방해한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일반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조차 현저히 낮은데 생분해 플라스틱만을 모아 재활용한다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한 이야기이다.

제조 과정 역시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다.
생분해 플라스틱이 인기를 끌면서 생분해 플라스틱의 주원료인 옥수수, 사탕수수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팀에 따르면 화석연료를 원료로 한 일반 플라스틱과 생분해 플라스틱의 생애 주기를 추적한 결과 “생분해 플라스틱이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팀은 생분해 플라스틱 원료인 옥수수, 사탕수수 등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독성이 높은 비료와 살충제가 사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경기도 고양시 한 카페에서 사용 중인 생분해 플라스틱 컵


생분해 플라스틱의 미래는?
환경단체에서는 탈플라스틱을 주장하며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사용해 한 번 쓰고 버리기보다는 다회용품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주장은 현실적으로 모두가 다회용품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의 황성연 센터장은 “원 플라스틱 제도가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플라스틱을 일원화 시켜 재활용 비율을 늘리는 것이다.” 라며 생분해 플라스틱보다는 원 플라스틱 제도로 재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업들이 합심하여 플라스틱을 일원화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타 제품과 차별화를 둬야 하고 식품, 생활용품 등 필요에 맞는 플라스틱 종류가 달라 힘들다고 한다.

아직은 개발과 생산이 초기 단계라 생분해 플라스틱의 내구성과 분해 능력이 균형을 잡지 못하지만 차후 일반적인 매립지에서도 잘 썩고 강도를 높여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생분해 소재가 환경 오염의 피해를 막는 매개자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국내 산업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해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할 것이다.”라며 생분해 플라스틱 육성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Planet Time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