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데 후프 자연보호구에서 관찰된 새끼 아프리카펭귄의 모습 | Image Courtesy of Christina Hagen (BirdLife South Africa).
보송보송한 솜털로 뒤덮인 두 마리의 새끼 아프리카펭귄(African Penguin, Spheniscus demersus)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웨스턴 케이프 주에 있는 데 후프 자연 보호구에서 관찰되었다. 번식하는 한 쌍의 아프리카펭귄과 두 마리의 새끼. 이는 여러 해에 걸친 보전 노력이 맺은 하나의 결실이다. 이것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아프리카펭귄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아프리카펭귄 가족에게서 보전활동가들은 작은 희망을 본다.
이 아프리카펭귄 보전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은 4년 전. 프로젝트의 목적은 아프리카펭귄이 데 후프 자연 보호구에서 다시 집단으로 번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데 후프에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최대 100마리의 아프리카펭귄이 서식했었지만 고양잇과의 포식자인 카라칼(Felix caracal)이 여러 마리의 펭귄을 죽이면서 버려진 상태였다.
현재 아프리카펭귄의 대다수는 섬에서 번식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집단번식지인 다센 섬과 로벤 섬에서는 아프리카펭귄의 생존율이 높지 않은데, 남아프리카 서부 해안에 먹이인 정어리가 부족한 것이 그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에 데 후프 자연 보호구는 육지지만 근처에 어류 자원이 풍부하다. 과학자들이 GPS 추적 장치로 아프리카펭귄의 움직임을 추적해 본 결과 아프리카펭귄이 다센 섬에서 데 후프까지 무려 250km를 오가는 것이 관찰되었는데, 이는 데 후프 지역에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버드 라이프 남아프리카(BirdLife South Africa)에서 펭귄 보전을 이끌고 있는 크리스티나 하겐 연구원은 말한다.
그렇다면 먹이가 풍부한 지역과 가까운 장소에 새로운 집단번식지를 조성할 수 있다면 아프리카펭귄의 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겐과 그 동료들, 남아프리카 해양 조류 보전 재단(Southern African Foundation for the Conservation of Coastal Birds, SANCCOB)은 이러한 이유로 데 후프를 선택했다.
그들은 데 후프에서 아프리카펭귄이 번식하기에 적절한 바위가 있는 지역을 2.4미터 높이의 전기 울타리로 둘러쌌다. 집단으로 번식하는 다른 많은 바닷새들처럼 아프리카펭귄 역시 개, 고양이와 같은 육지 포유류의 공격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전기 울타리는 하루 종일 잠재적인 포식자의 침입 가능성을 모니터링한다.
아프리카펭귄이 데 후프에서 번식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사용한 또 다른 중요한 전략은 어린 펭귄을 이곳에서 풀어주는 것이었다. 알이나 새끼 상태에서 버려진 아프리카펭귄을 SANCCOB가 운영하는 센터에서 기른 다음 데 후프에서 풀어주었는데, 이는 자신이 자란 곳으로 돌아가는 습성이 있는 아프리카펭귄이 데 후프를 '고향'으로 인식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태양열 미니컴퓨터와 증폭기를 사용하여 지속적으로 아프리카펭귄의 울음소리를 방송하고, 바위 주변에 진짜 아프리카펭귄처럼 보이는 시멘트 아프리카펭귄을 두어 다른 개체들이 이미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예상보다 빨리 첫 번식 쌍이 자리를 잡았고 번식에 성공한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촬영된 다 자란 아프리카펭귄의 모습 | Photo by Sarah Kilian on Unsplash
전 세계 18종의 펭귄 중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유일한 종인 아프리카펭귄은 1800년대부터 그 개체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식용으로 아프리카펭귄의 알을 가져갔다. 그리고 사람들이 비료용으로 수십 년 동안 축적된 구아노를 수출하면서 아프리카펭귄이 더위와 포식으로부터 자신과 알,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굴을 파낼 곳이 없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수십 년간의 기후변화와 상업적 어업으로 아프리카펭귄의 주요 먹이인 정어리와 멸치가 고갈되거나 이동하면서 생존에도 타격을 입었다. 아프리카펭귄의 총 개체 수가 1989년 이후 거의 65%나 감소했다(Sherley et al., 2020). 과학자들은 아프리카펭귄의 먹이 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가 시행되지 않는다면 이들이 2035년에는 기능적으로 멸종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한다.
상황은 밝지 않지만 보전활동가들의 노력이 계속해서 빛을 발하고 운이 따른다면 기존 서식지보다 먹이 자원이 풍부한 데 후프는 아프리카펭귄의 새로운 집단번식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각각 1,000마리 이상의 번식 개체가 서식하는 스토니 포인트와 볼더스 해안의 경우에도 1980년대 초반 한두 쌍의 번식 개체가 그 시작이었다고 한다. 앞으로 더 많은 아프리카펭귄이 데 후프에 터 잡고 살아가길 기원해본다.
참고문헌
Sherley, R. B., Crawford, R. J. M., de Blocq, A. D., et al. (2020). The conservation status and population decline of the African penguin deconstructed in space and time. Ecology and Evolution, Vol. 10, No. 15, 8506– 8516. DOI: 10.1002/ece3.6554
Truscott, Ryan. (2022, November 15). Breeding success raises hopes for future of endangered African penguin. Mongabay. Retrieved from: https://news.mongabay.com/2022/11/breeding-success-raises-hopes-for-future-of-endangered-african-penguin/ (Accessed: November 18, 2022).
저작권자 ⓒ Planet Time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