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우리를 위한 지구샵!

지구샵의 김아리 대표

유시윤 승인 2022.10.21 18:01 | 최종 수정 2022.12.14 15:34 의견 0
대표 김아리 ©2022. 지구샵 All rights reserved

친환경 바람은 모든 시장을 점령했다. 꾸준히 늘어가는 관심과 소비로, 단순한 트랜드가 아닌 하나의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여지는 안정적인 상승세에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전보다 쉽게 친환경 제품들을 접하고 구매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친환경 소재의 제품을 파는 가게부터 재활용, 업사이클, 제로 웨이스트 등 취급하는 친환경 제품과 서비스에 따라 다양한 가게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가게의 종류가 조금 낯설다. 친환경 제품 간의 차이점도 알기 어렵다. "친환경이면 다 '좋은 것'아닐까?", "얼추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 들여다보면 더 헷갈리기도 한다.

이런 당신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가게가 있다.

친환경 제품들을 낯설게 느낄 수 있는 당신의 눈높이에 맞춰, 선택부터 사용까지 상세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누구나 일상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소비를 제안합니다'라는 모토 아래, 당신의 일상을 친환경적인 삶으로 탈바꿈시켜줄 가게, 지구샵.

플래닛타임즈가 지구샵을 탄생시킨 김아리 대표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안녕하세요, 대표님!

A. 안녕하세요. 제로 웨이스트 전문 편집 브랜드 지구샵을 운영하는 김아리입니다. 반갑습니다.

Q, 쓰레기 없는 삶을 꿈꾸며 제로 웨이스트 제품을 판매하고 리필, 순환 스테이션을 만들어 운영하는 지구샵의 모습은 참 기발해 보여요.

A. 제로웨이스트라는 말이 영어이기도 하고, 무언가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해석하면 낭비(WASTE)가 없다(ZERO)는 뜻이잖아요. 즉 일상에서 쉽게 낭비되고 있는 요소만 잘 파악하고 고치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연남점 ©2022. 지구샵 All rights reserved

‘누구나 일상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소비를 제안합니다’가 지구샵의 소셜 미션이예요. 소셜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실천하는 사람이 아주 쉽게, 그리고 불편함 없이 할 수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일상에서 소비하고 있는 물건과 서비스에 집중했습니다. ‘매일 쓰는 물건부터 조금 더 환경친화적이라면, 유통 과정에서 조금만 더 신경 써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면 어렵지 않게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지구샵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지구샵을 시작하셨을 때에는 ‘제로 웨이스트 사업’이라는 것이 지금만큼 대중화되지 않았는데 이 사업을 시작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A. 저는 어려서부터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대학에서도 사회복지를 전공했고, 졸업하고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직업 활동을 했습니다. 그래서 만나는 분들도 저와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상하게도 다들 환경문제에는 조금 인색한 모습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어느 날은 한 친구가 환경오염의 심각성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주며 텀블러와 손수건을 선물해주었는데 그 후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더라고요. 그전까진 몰랐던 일상 속 낭비들이 보이기 시작하고요. 그렇게 일상 속에서 혼자 환경보호를 위해 활동하다가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에 지구샵을 시작했습니다.

리필스테이션 ©2022. 지구샵 All rights reserved

Q, 제로 웨이스트 샵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도 많이 있었을 것 같아요.

A. 가장 힘들기도 하고, 여전히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소비자분들께 공감을 얻는 일이에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진입장벽’이고, 두 번째는 ‘가격’이에요.

첫 번째로 ‘진입장벽’을 말씀드린 이유는 소비자분들이 낯선 제품을 처음 시도하는 것 자체에 많이 망설이시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엄격한 기준 하에 제품을 선별하지만, 그 제품을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어렵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어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어야 일상에서 환경보호를 하는 것인데 다가가기 어려워서 시도하지 못한다면 그 의미가 퇴색되겠죠.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어렵지 않고 환경적 가치도 내재한 제품으로 소비자분들께 다가가는 것은 저희의 오랜 숙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을 항상 먼저 사용한 후, 자세하고 구체적인 후기를 남기며 매장에서도 상세하게 안내해 드리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가격’을 언급했는데요. 아무래도 저희가 판매하는 제품들은 플라스틱같이 저렴한 원료를 대체하여 비교적 값이 나가는 다른 원자재를 사용하고 대량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타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뛰어나진 않습니다.

많은 소비자분들이 제작자의 취지와 가치를 이해하고 공감하기에 구매하시는 것이죠. 이런 부분들이 선순환되어 소비가 많은 경우엔 제작 단가가 낮아지기도 해요.

그래서 앞으로 많은 관심과 응원이 더해진다면 가격 면은 많이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22. 지구샵 All rights reserved
©2022. 지구샵 All rights reserved

Q, 제로 웨이스트 샵을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사건을 꼽는다면?

A. 너무 많은데요. (웃음) 미국에서 찾아오신 손님도 기억에 남고, 플리 마켓, 만들기 클래스 등 활동도 기억에 남아요. 지구샵에서 구매한 실리콘 빨대를 꽂은 텀블러를 들고 뛰어가던 윗집 이웃도 기억에 남고요. 언젠가 낯선 사람을 만나 “환경 관련 편집숍을 운영하고 있습니다.”라는 소개에 “아, 지구샵 같은 거요?”라고 말씀하시던 분도 기억에 남아요. (웃음) 한순간을 꼽기는 어렵지만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을 만큼, 매 순간 보람차고 감사한 마음이랍니다.

Q, 지구샵에서 생산하고 있는 것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의 친환경 제품들을 판매하시는데요. 타 브랜드의 상품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점이 있나요?

A. 브랜드의 미션과 가치입니다. 제품은 기획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고 생각해요. 기획에서부터 제품의 마지막과 순환까지 고려한 제품은 재질, 패키지, 인쇄 방법, 유통 방법, 마케팅 등 모든 것이 달라요. 그렇기 때문에 그 제품을 만든 제작자(브랜드)의 미션과 핵심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습니다.

Q,제로 웨이스트 숍과 다른, 지구샵만의 특별한 점은?

A. 모든 제로 웨이스트 숍이 환경에 대한 많은 고민과 진심을 통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비교 자체가 무색한 것 같습니다. (웃음) 항상 소비자분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것을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는 점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제품 생산과 판매뿐만 아니라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 콘텐츠를 기획하신다고 알고 있어요. 현재 계획 중이신 전시나 콘텐츠가 있나요?

A. 현재 가장 애정을 쏟고 있는 콘텐츠는 “지구학교”예요. 매월 다른 주제로 환경과 관련한 교육활동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함께 텃밭을 가꾸거나 비건 음식을 만들어보거나, 환경 영화를 보는 등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어요. 많은 분들께 환경이라는 주제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구샵 택배 포장 ©2022. 지구샵 All rights reserved
지구샵 택배 포장 ©2022. 지구샵 All rights reserved

Q, 아리님께서 ‘지구샵’ 외에 지구를 위한 속도의 택배 플랫폼 ‘지속’을 오픈하셨다고 들었어요!

A. 택배는 누구에게나 기다림의 설렘과 기쁨을 주잖아요. 그런데 받고 난 이후 나오는 쓰레기를 볼 때면 항상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조금만 더 신경 쓰면 뽁뽁이를 이렇게 많이 쓸 필요는 없었을 텐데..', '비닐 테이프 대신 테이프 없는 박스를 사용하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 등의 생각이 계속 들고요.

그 생각을 바탕으로 저희가 하는 친환경 택배를, 다른 분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기획했습니다.

Q, ‘지속’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반응이 어땠나요?

A. 준비를 열심히 하고, 홈페이지도 개설했지만, 아직 개시하지는 못했어요. 현재는 사업적인 접근보다 환경적인 면에서 더 활발히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후에 ‘지속’을 본격적으로 개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지구샵’이 꿈꾸는 지구의 모습은?

A. 우리 태양계 밖에 또 다른 지구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가장 가까운 항성계까지도 빛의 속도로 무려 4년 이상이 걸린다고 해요. 그렇다면 빛보다 한참 느린 우리가 물리적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아예 없잖아요.

우리가 사는 여기가 유일한 지구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유일무이한 지구를 소중히 다루길 바라요.

물건을 만들 때부터 사용, 폐기, 순환까지 고려해서 지구의 자정능력 내에서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활동을 하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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