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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들은 이렇게 삽니다, A4 용지 한 장의 삶

김솔 | 기사입력 2022/09/06 [12:01]

닭들은 이렇게 삽니다, A4 용지 한 장의 삶

김솔 | 입력 : 2022/09/06 [12:01]

▲ 케이지에 갇힌 닭들은 A4 용지 한 장 정도의 공간에서 평생을 살아간다.

 

기사 요약

1. 달걀을 낳는 닭은 A4 용지 크기의 케이지에서 살아간다.

2. 달걀에 적힌 번호 중 1번과 2번은 동물복지, 3번과 4번은 케이지 달걀을 의미한다.

3. 시민들의 윤리적인 소비로 닭의 복지가 개선될 수 있다.


 

최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원룸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많아지고 있다. 비좁은 집에 세탁기,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을 몇개 놓다 보면 침대 하나 두기도 어려운 좁은 환경이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좁은 환경에서 평생을 갇혀 사는 동물들이 있다. 바로 우리가 자주 먹는 달걀을 낳는 닭들이다.

 

A4 용지 한 장의 삶

달걀을 낳는 닭은 병아리 시절부터 암탉만을 골라서 1~2년 정도를 기르는데 대부분이 비좁은 케이지에 갇혀 평생을 살아간다. 이 케이지가 얼마나 작은가 하면 A4 용지 한 장 정도의 크기이다. 가로 30cm 세로 20cm 크기의 케이지가 닭에게 허락된 공간의 전부라는 뜻이다. 작은 크기의 케이지는 닭의 모든 행동을 제한한다. 닭은 날개를 펼치려면 어느 정도의 공간이 필요한데 케이지가 너무 작은 탓에 날개를 제대로 펼치기 힘들다. 몸을 돌리는 것도 힘겨울 정도로 좁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모이를 먹는 일 외에는 어떠한 행동을 할 수 없다.

▲ 철장은 닭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힌다. 특히 바닥 철장은 닭의 발바닥에 극심한 고통과 질환을 안겨준다.  © 언스프래쉬

 

비좁은 것도 문제지만 철장 케이지도 닭에게 큰 상해를 입힌다. 케이지 바닥은 분뇨를 처리하게 쉽게 뜬 장으로 되어 있는데, 평평하지 않은 철장을 딛고 평생을 살아가는 탓에 닭은 여러 질환을 안고 살아간다.  철장 사이 공간도 좁아서 닭의 날개가 끼어 부러지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모이를 먹으려 고개를 내밀다 철장에 쓸려 깃털이 다 빠져버리기도 한다. 여러모로 닭에게는 고통스러운 환경이다.

 

달걀을 위해 희생되는 닭, 매년 7천만 마리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7천만 마리의 닭이 달걀을 위해 사육되고 있다. 닭은 나이를 먹으면서 달걀을 낳는 숫자가 점점 줄어들어 경제성이 떨어진다. 대략 1년 정도가 지나면 달걀로 얻는 이익보다 사료값이 더 들어가기 때문에 닭을 도축하게 된다. 즉, 매년 7천만 마리 정도의 닭을 죽이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인구가 4천만인 것을 생각해보면 매년 인구수의 1.7배의 동물이 도축되고 있는 것이다.

▲ 닭이 도축 되는 과정도 고통의 연속이다. 닭은 거꾸로 매달린 채 생을 마감한다.

 

도축되는 과정도 동물의 복지를 심하게 훼손시킨다. 케이지에서 닭을 마구잡이로 꺼내어 트럭의 또 다른 케이지에 싣는다. 닭들은 서로 뒤엉켜 여기저기 부딪히며 운송되는데 여름에는 40도 이상의 더위를 겨울에는 영하의 추위를 그대로 견디면서 이동한다. 도축장에서는 닭을 거꾸로 매달아 전기가 흐르는 물에 담궈 기절시키고 목을 자르는 등의 방식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다. 평생을 케이지에 갇혀 살던 닭은 거꾸로 매달린 채 생을 마감하게 된다.

 

대안은 없을까?

달걀은 어린 시절부터 즐겨 먹던 음식이지만, 그 이면에 동물의 고통과 희생이 있었는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동물의 비참한 현실을 알고도 달걀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럼 닭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해줄 방법은 없는걸까?

 

가장 좋은 방법은 달걀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이겠지만 소비 자체를 중단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등장한 방안이 동물복지 달걀이다. 우리가 먹는 달걀의  90% 이상은 비좁은 케이지를 사용하는 농장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닭에게 보다 넓은 공간과 본능적 습성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동물복지 농장에서 생산된 달걀도 있다. 닭을 케이지에 가두어 기르지 않고, 사료와 물에 닭이 원하면 언제든 접근할 수 있으며, 깔짚과 모래 그리고 횟대로 환경을 조성해준 농장을 동물복지 농장이라 부른다.

▲ 동물복지 농장의 닭들은 비교적 넓은 공간에서 살아간다. 특히 1번 달걀은 자유방목 환경을 갖춘 농장에서 생산된다.  © 동물자유연대

 

동물복지 달걀을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달걀에 적힌 숫자를 보면 알 수 있다. 달걀에 적힌 문자의 맨 끝에는 1,2,3,4 중 하나의 숫자가 적혀 있다. 1번과 2번은 동물복지 환경에서 낳은 달걀, 3번과 4번은 케이지 시스템에서 낳은 달걀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마트에도 동물복지 달걀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동물복지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 달걀의 맨 끝에 적힌 번호는 닭을 사육하는 농장의 환경을 나타낸다. 1번과 2번은 동물복지 농장, 3번과 4번은 케이지 농장에서 생산되었다는 의미이다.  © orangetiger

 

인간이 살면서 다른 동물의 희생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소한 인간에 의해 이용되는 동물들에게 최소한의 복지는 마련해줄 수 있다. 특히 달걀을 낳는 닭들의 경우 소비자들이 동물복지 제품을 많이 구매하면 구매할수록 더 많은 닭들의 복지가 좋아질 수 있다. 오늘 마트에 가서 값싼 케이지 달걀을 구매하는 대신 윤리적인 동물복지 달걀을 구매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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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인철 2022/09/10 [15:47] 수정 | 삭제
  • 달걀을 안. 사먹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굳이 . 안 먹어도 잘 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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