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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 마리의 병아리, 찰나의 삶

김솔 | 기사입력 2022/09/04 [08:01]

수천만 마리의 병아리, 찰나의 삶

김솔 | 입력 : 2022/09/04 [08:01]

▲ 병아리는 태어나자마자 성별을 검사 당하고, 수컷인 경우에는 분쇄기에 갈려 죽는다.  © Animal Equality

 

기사 요약

1. 수평아리는 대부분 태어남과 동시에 죽임을 당한다.

2. 수평아리 도태는 분쇄기를 이용하고 심한 경우 압사시켜 죽인다.

3. 선진국에서는 부화 전에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 기술이 도입되었다.


 

우리가 즐겨 먹는 달걀은 암탉이 낳는다. 우리나라에는 7천만 마리 정도의 암탉이 달걀을 낳기 위해 길러지고 있다. 그럼 암탉과 같이 부화했던 수탉들은 어디로 갔을까? 놀랍게도 부화한 병아리 중 수컷은 대부분 태어난 즉시 죽임을 당한다.

 

수천만 마리의 병아리, 찰나의 삶

병아리 부화장에서는 수천 마리의 병아리가 매일 태어난다. 태어난 병아리들은 예외없이 성별을 검사 받는데, 암컷의 경우는 별도로 분류하여 농장으로 보내지만 수컷의 경우는 즉시 분쇄기에 갈려 죽는다. 병아리가 부화할 때 수컷과 암컷의 비율이 거의 동일한 것을 생각해보면 매년 7천만 마리 정도의 수평아리가 태어난 즉시 죽임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분쇄기에 갈리는 것도 그나마 시설이 갖춰진 경우이다. 시설이 열악한 곳에서 부화한 수평아리는 자루에 담겨 압사당한다. 바로 죽지 않는 경우에는 2~3일을 견디다 굶어 죽기도 한다. 수평아리는 말 그대로 찰나의 삶을 산다.

 

태어난 수평아리를 기르면 되지 않을까?

수평아리를 달걀을 낳을 용도로 기를 수 없다면 고기용으로 기르면 안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기를 수 없다. 정확히 말하면 비용 대비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기르지 않는다. 달걀용으로 부화시킨 닭은 우리가 치킨으로 먹는 닭과는 다른 종으로 개량되었다. 치킨용으로 길러진 닭은 빠른 시간 내에 살을 찌우도록 개량된 종이다. 이 종은 부화한 이후 30일 정도만 지나면 1.5kg까지 살이 쪄서 출하된다. 그만큼 빠르게 자란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달걀을 낳을 용도로 길러지는 닭은 빠른 속도로 살이 찌지 않는다. 그래서 수평아리를 기르면서 들어가는 사료값이 닭을 팔아서 생기는 수익보다 더 많다. 최근에는 육계에서도 수탉의 활동성이 높아 살이 빠르게 찌지 않는다는 이유로 암탉을 기르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육계던 산란계던 수평아리는 찰나의 순간만을 살아간다.

▲ 치킨용으로 길러지는 닭은 훨씬 빠르게 성장한다. 위 사진을 보면 육계가 얼마나 빨리 살을 찌우도록 개량되었는지 알 수 있다.  © chickencheck

 

부화하기 전에 구분하기

수평아리 도태는 비윤리적이라는 지적이 국제사회로부터 계속해서 있어왔다. 이에 몇몇 선진국에서는 수평아리 도태를 법으로 금지하고 부화하기 전에 성별을 구분하는 기술을 도입 중에 있다. 프랑스는 수평아리 분쇄 도태 금지법을 발의했다. 병아리를 산 채로 분쇄하여 죽이는 일은 잔인하다는 취지에서였다. 하지만 여전히 가스로 질식시키는 방법은 합법이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보다 더 나아가 독일의 경우 올해부터 수평아리 도태를 완전히 금지하고 호르몬 검사를 통해 성별을 감별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이 기술은 산란 9일째에 달걀의 성별 감별이 가능하다.

▲ 독일에서는 달걀 단계에서 성별을 감별하는 기술을 도입하고, 수평아리 도태를 법적으로 금지했다.  © Canadian Poultry Magazine

 

우리나라에서 매년 도태되는 수평아리는 수천만 마리에 이른다. 도태되는 방식 또한 동물에게 극심한 고통을 유발하는 비윤리적인 방식이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수평아리에 대한 도태를 금지하고 사전에 감별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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