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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했을까요? 영화 <기후 난민> 리뷰

정다람 | 기사입력 2022/08/30 [18:01]

기후변화,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했을까요? 영화 <기후 난민> 리뷰

정다람 | 입력 : 2022/08/30 [18:01]

 

  © Climate Refugee 공식 포스터

기사요약

1. 다큐멘터리 <기후 난민>은 기후변화가 국제 정치와 전 세계 인류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깊이 탐구한 장편 영화이다.

2. 마이클 내쉬 감독과 제작진은 3년간 방글라데시, 투발루, 케냐, 중국, 미국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상황에 놓인 기후 난민들을 인터뷰하였다.

3. 영화는 “인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라는 질문과 함께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북극곰을 구하거나 산 위의 아름다운 빙하를 보존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기후변화는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협하는 문제입니다.” (해군 중장 리 건)

 

다큐멘터리 영화 <기후 난민(Climate Refugee)>는 위 말과 함께 시작한다. 이 작품은 기후변화가 국제 정치와 전 세계 인류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깊이 탐구한 장편 영화로, 마이클 내쉬 감독과 영화 제작들이 3년간 방글라데시, 투발루, 피지, 몰디브, 케냐, 중국, 미국 및 유럽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상황에 놓인 기후 난민들의 모습과 이들과 함께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담고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논밭을 포함하여 살아가던 터전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투발루 주민들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영화는 심각한 사이클론의 피해로 한순간 삶과 일의 터전을 잃어버린 방글라데시 이재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제작 당시인 2007년 방글라데시를 강타한 ‘시드르(Sidr)’에 의해 최소 1723명이 사망하였고 해안 지역의 마을 주민 100여만명이 임시 수용시설로 대피하는 등 수만채의 가옥이 무너졌다.

 

반면, 티베트의 빙하가 급속도로 녹으면서 일부 아시아 지역은 홍수와 가뭄의 반복을 겪고 있다. 여름에는 폭염과 가뭄이 발생하고, 초봄에는 지구 온도 상승으로 녹아 내린 빙하로 수량이 급격하게 불어나면서 홍수가 발생한다. 영화는 불어난 강물로 인해 갑작스럽게 침수된 마을 주민 인터뷰를 통해 밀려오는 물살에 딸네 가족을 모두 잃어버린 한 아버지의 절망과 마을 사람들의 식량을 지켜내지 못함을 자책하는 농부의 허망함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기후 난민’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 국제법상 정의하고 있는 ‘난민’의 개념은 정치적 의미에 집중되어 사실상 환경 난민은 이에 포함될 수 없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깊은 갈등과 분쟁이 사실상 기후 전쟁이라고 말한다. 낸시 펠로시 전 미원 하원의장은 “여러 국가간 분쟁의 배경이나 근거를 추적하다 보면 환경적 이유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거의 모든 환경 난민은 정치적 난민이다.”고 말했고, 왕가리 마타이 교수도 오늘날의 분쟁은 사실상 “한정된 자원을 두고 경쟁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동시에 영화는 미국이 2000년대 초 이미 기후 난민 이슈를 국가 안보관점에서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더욱 악화되고 있는 기후 재난으로 인해 발생할 대규모의 인구 이동과 유입을 예상해본다면 국가 안보와 결부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탄소 배출량에 따라 난민을 수용하는 쿼터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혹은 주변 국가에서 기후 난민을 흡수하도록 그에 상응하는 보상(재정적 지원 등)을 제공하는 등 기후 재난으로 인한 대규모 인구 이동에 대한 대응책 논의가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더 이상 미국과 유럽만이 압도적인 탄소 배출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중국을 포함하여 신흥 경제국으로 떠오르는 나라들의 탄소 배출량 역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실제로 개발도상국의 경제 개발을 위해서 탄소 배출량이 더욱 많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로버트 왓슨 박사는 “정말 검토가 필요한 건 경제성장이다.”고 말하며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강조하였고, 뉴트 깅리치 전 미 하원의장은 “불이익보다 인센티브를 주면 변화를 더 신속하게 끌어낸다.”, “부유한 두어 나라에 맞게 환경전략을 세우면 안 된다.”고 말했다.

 

즉, 영화는 기후 난민의 이슈가 보이는 것처럼 특정 나라 혹은 특정 지역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기후 난민을 예방하는 것도, 그리고 기후 난민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전 세계가 함께 행동하고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플랜B 4.0의 저자 레스터 브라운은 “지금 단계에서 우리의 도전은 지구를 구하는 게 아니다. 문명 자체를 구하는 게 우리의 과제이다. 스포츠를 관람하는 관중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마이클 내쉬 감독은 영화 마지막 순간에 “인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나중에 역사가 우리 시대를 돌아보면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했을까요?”라고 질문한다. 영화가 개봉했던 것이 어느덧 10년 전이다. 지난 10년동안 우리는 뚜렷한 변화를 이끌어 냈을까? 분명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많은 논의와 노력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 영향과 기후 재난의 피해로 10년 전에 비해 오늘날 훨씬 많은 기후 난민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 안타까운 현실 앞에서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라젠드라 파치우리 IPCC 전 의장의 마지막 인터뷰 멘트이 아닐까 싶다.

 

“지금 우리는 위협의 순간이 아니라 오히려 진정한 기회의 순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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